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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말레이시아 KK 아웃리치 7/29~8/7 (1)

한국에서 초등학교 6학년을 졸업하고 북경에 온 이후로 나는 지금까지 교회 아웃리치를 총 세 번 갔다.

첫번째는 중국 란조우와 시닝으로,

두번째는 중국 난닝과 베트남 하노이로,

그리고 이번 세번째 아웃리치는 처음으로 중국 근처가 아닌 비행기로 6시간 이상이 걸리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 가게 되었다.

 

아웃리치(outreach)란, 타지역에 가서 그 지역의 여러 문화들을 몸으로 경험하고 여러 봉사활동이나 선교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땅밟기 여행처럼 별다른 활동 없이 그저 최대한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데 초점을 뒀었던 그전 두 번의 아웃리치와는 다르게, 이번 아웃리치는 실제로 코타키나발루 현지 밀림교회에 가서 봉사하고 쇼핑몰이나 해안가 근처에서 버스킹도 해야 했었기 때문에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들었다.

 

 

첫째날 7/29

북경 공항에서 찍은 단체사진.

중국에서 같이 비행기를 타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간 아웃리치 멤버들이다.

이후 세 명 정도가 더 코타키나발루에서 합류했다.

멤버는 장년 2명, 청년 9명, 청소년 4명, 어린이 1명 해서 총 16명이다.

 

내가 자고 있는 동안 동생이 비행기 안에서 찍은 사진.

비행기가 새벽시간인데다가, 중국 북경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까지 6시간 반 비행 후, 다시 공항에서 5시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코타키나발루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코타키나발루까지는 2시간 정도가 걸렸다.

쉴 틈 없이 이어지는 환승일정 때분에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피곤했다.

열흘산의 긴 아웃리치 일정을 잘 소화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북경으로 돌아가서 맞이할 개학을 포함한 삶에 대한 걱정으로 가뜩이나 불편한 비행기 의자가 가시방석처럼 느껴졌다.

 

현지 시장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다. 거리에 야자수 같은 나무들이 많아서 신기했다.

코타키나발루에 도착한 후 숙소에서 짐 정리하고 조금 쉬다가 시내로 나오니 벌써 해가 지고 있었다.

해외로 놀러간 적이 많지 않아서 처음엔 신기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렸지만 코타키나발루 시내의 모습은 나의 상상 속 '동남아'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진 않았다.

 

'Filipino Market' 이라 불리는 현지 과일 시장이다.

하지만 30분 정도 걷다보니 지저분한 거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몇몇 곳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냄새도 났다.

수산시장 안에서는 쥐들이 돌아다니기까지 했다.

한국이나 중국보다 위생적인 면에서는 조금 떨어져 보였지만 확실히 열대과일 값이 매우 쌌다.

 

저녁으론 거리에 있는 어느 식당에서 '빠꾸데' 라고 하는 약간 중국 느낌나는 음식을 먹었다.

빠꾸데는 고기 육수에 돼지 곱창, 막창, 꼬리, 갈비 등등 여러 부위를 넣고 끓인 음식이다.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처음 먹어본 코코넛 주스는 맛이 없어서 실망했다.

비행기 기내식 먹을 때도 알아챈 것이지만 중국이나 한국, 일본에 비해 말레이시아 밥은 밥알이 길쭉하고 엄청 고슬고슬했다.

 

저녁 먹고 중국 위엔을 말레이시아 링깃으로 환전한 후, 숙소로 돌아와서는 우리 아웃리치 팀을 맡으신 현지 선교사님이 오셔서 열흘간의 일정을 설명해 주셨다.

선교사님이 주신 코타키나발루 사바(Sabah) 지도에 간단한 말레이시아 어가 있어서 외우려고 연습했지만 익숙지 않은 언어다 보니 익히기 힘들었다.

그 후론 버스킹을 위해 기타 연습을 잠깐 하다가,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길었던 이동시간 탓에 피로가 많이 쌓였던 것 같다.

 

 

둘째날 7/30

길가다 찍은 중국과 한국과는 많이 다른 나무들

둘째날에는 본격적인 버스킹이나 봉사활동을 하기 전에 코타키나발루 지리에 익숙해지자는 취지로 4개의 조로 나뉘어 코타키나발루 사바 곳곳을 돌아다니게 되었다.

조는 미리 정해져 있었지만 구경하는 코스는 이 날 아침에 이어말하기 게임이랑 인물 맞추기 게임을 통해 정했다.

아침은 숙소에서 카야잼(코코넛잼)을 바른 식빵을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돌아갈 때 선물로 많이 사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날씨가 더웠지만 중국보다는 덜 더운 것 같았다. 하지만 우기라 그런지 엄청 습도가 굉장히 높았다.

코타키나발루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들었는데, 실제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중국인이 제일 많았고 그 다음으론 한국인, 그 다음으론 서양인이 많았다.

어딜가나 중국어나 서투른 한국어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호객행위 하는 가게들이 많아서 놀랐었다.

 

 

조별로 나뉜 뒤 처음으로 간 곳은 센트럴 마켓이었는데 센트럴 마켓이란 이름과는 다르게 엄청 더러웠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역한 냄새도 심했고 위생도 나빠보였지만, 엄청나게 싼 과일 가격과 여러가지 건조식품들이 유명한 곳 이었다.

냄새가 너무 심해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래서 잘 둘러보지도 못하고 나오는 바람에 사진도 못 찍었다.

 

센트럴 마켓 가는길에 수공예 시장이 있어서 꼭 둘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날 예정되어 있는 자유시간에 오기로 했다.

기념품 사기 좋아 보였다.

 

'Chile Vanila' 라는 헝가리 음식점

센트럴 마켓을 대충 둘러본 후에 점심을 먹으러 근처 골목으로 향했다. 원래 가려고 했던 말레이시아 꼬치 음식점이 하필 휴일이라 할 수 없이 옆에 있던 헝가리 음식점에 갔다. 이국적인 맛을 기대했지만, 예상 외로 익숙한 맛이었다. 맛도 꽤 괜찮았다.

유명한 음식점이라서 그런지 모든 테이블의 손님이 다 한국인이었다. 놀러온 한국인 가족이거나 커플이었다.

덕분에 잠시 이곳이 한국인지 말레이시아인지 헷갈렸다. 기묘한 경험이었다.

 

코타키나발루 사바의 유명한 모스크 중 하나인 블루모스크

그 다음으로 간 곳은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블루모스크였다.

코타키나발루에는 규모가 큰 모스크가 3개 있는데,

제일 큰 모스크가 골드모스크, 두번째가 블루모스크, 세번째가 핑크모스크였다.

모스크는 이슬람의 예배당으로, 기독교의 교회나 천주교의 성당에 해당한다.

모스크 입장료와 옷 대여료를 내야지만 모스크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매표소 직원들도 한국어 엄청 잘하고 안내문이 중국어, 영어, 한국어 이렇게 3개 있어서 놀랐다.

유명한 곳 답게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모스크를 오픈해주었는데 들어갈려면 꼭 히잡과 무슬림 옷을 착용해야 했다.

옷이 길고 얼굴을 뺀 나머지 부분들을 다 가리고 있어 엄청 더웠지만, 햇빛을 가려주는 것은 좋았다.

아웃리치는 기독교에서 진행하는 행사인데, 모스크를 관광하니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가족끼리 사찰에 놀라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에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또한 이렇게 다른 종교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재밌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사바 박물관이었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볼거리는 별로 없다고 해서 들어가진 않고 박물관 주변만 구경했다.

박물관 옆에 있던 작은 산으로 들어가니 옛날 가옥들을 그대로 남겨둔 곳이 있어서 돌아다니면서 구경했다.

엄청 오래된 것 처럼 보였는데도 집들이 멀쩡히 서있어서 신기했다.

 

숙소에 돌아와서는 다른 조들이 사온 람부탄, 망고스틴, 망고, 파파야 등 열대과일들을 잔뜩 먹었다.

이 날도 하루종일 돌아다닌 탓에 많이 지쳐서 일찍 잠들었다.

역시 여행오니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